건초염(탄발지)은 치료시기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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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손을 내미신 분의 약지가 굽은 채로 펴지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펴려고 하면 딸깍 소리와 함께 통증이 온다고 하셨습니다. 언제부터냐고 여쭤봤더니 "한 2년 됐나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셨습니다. "일 때문에 병원을 못 갔어요."
건초염과 탄발지, 어떻게 다른가요
건초염은 힘줄을 감싸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입니다. 이 중에서도 손가락 힘줄이 지나가는 고리 형태의 구조물, 활차가 두꺼워지고 좁아지면서 힘줄이 그 안을 매끄럽게 통과하지 못하게 되면 탄발지, 흔히 방아쇠수지라고 부르는 상태가 됩니다. 손가락을 굽혔다 펼 때 딸깍하는 느낌이 나거나 아예 걸려서 펴지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래되면 활차 주변 조직이 굳고 관절 주변에도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구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한번 바뀐 구조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이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염증이 생겼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면 조직은 조금씩 두꺼워집니다. 처음에는 아침에만 뻣뻣하다가, 나중에는 하루 종일 불편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딸깍 걸리는 느낌이 생기고, 더 지나면 아예 안 펴지게 됩니다. 각 단계는 이전보다 훨씬 다루기 어렵습니다. 구조가 변해버린 이후에는 어떤 치료를 해도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고,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찍 오셨더라면"이라는 말은 핀잔이 아닙니다. 실제로 시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왜 치료를 미루게 되는가
건초염이 잘 생기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손을 많이 쓰는 직업, 그중에서도 무언가를 꽉 쥐는 동작을 반복하는 분들입니다. 요리사, 미용사, 배달 기사, 공장 라인에서 일하시는 분들. 공통점은 바쁘다는 것입니다.
쉬는 날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날에 치료를 받으러 가지 못합니다. 밀린 집안일, 아이, 가족, 미뤄둔 것들이 먼저입니다. 손이 아픈 것은 참으면 되니까요.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2년이 됩니다.
결국 핵심은 하나입니다. 구조가 바뀌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증상에 대한 진단과 치료방향에 대한 안내는 환자분을 자세히 진찰 후 상담시 안내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