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실조증

몸에 생기는 여러 증상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자율신경계가 교감 과활성과 부교감 반동을 오가며 전체 조절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잠들기 어렵고, 겨우 잠들어도 자주 깹니다. 아침에는 온몸이 무거워서 일어나기 힘들고, 일어서면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어지럽습니다. 얼굴이 갑자기 화끈거리다가도 손발은 시리고, 조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합니다. 여러 병원을 다녀도 특별한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증상은 몸 여기저기로 옮겨 다닙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이런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혹시 제가 너무 예민하거나 마음이 약한 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외출이나 약속을 앞두면 또 어디가 아플지 걱정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마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몸 전체의 조절 시스템을 맡고 있는 자율신경계가 흔들리면서 나타나는 신체 반응입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서로 균형을 이루며 몸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이 균형이 무너지면 교감신경이 과하게 켜졌다가 부교감신경이 반동적으로 커졌다가를 반복합니다. 이때 몸의 여러 기관이 일정한 기준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증상이 한곳에 머물지 않고 몸 여기저기에서 번갈아 나타납니다.

왜 한 가지 병명으로 설명되지 않을까요

자율신경계는 심장, 혈관, 위장관, 땀샘, 근육 등 몸 구석구석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자율신경 조절이 흔들리면 영향을 받는 곳도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교감신경 과활성과 부교감신경 반동이 교대하면서 심박변이도가 감소하고, 근긴장도와 위장관 수축이 불규칙하게 변동합니다. 심장 박동 간격의 변화 폭이 줄어들고, 근육은 어떤 순간에는 과하게 긴장했다가 어떤 순간에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합니다. 위장관도 수축하는 정도가 일정하지 않아 소화가 느려졌다가 빨라졌다가를 반복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병명을 찾으려 해도 잘 맞아떨어지지 않습니다.

불안과 두근거림은 마음이 먼저가 아닙니다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은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몸의 혈당 변화가 신호를 보내서 생길 수 있습니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 몸은 카테콜아민을 분비합니다. 카테콜아민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각성 상태를 만들고 불안감을 유발합니다. 몸이 지금 위험하다고 착각할 만큼 강하게 경계령을 내리는 것입니다. 여기에 갑상선 기능이 항진된 상태가 겹치면 갑상선호르몬이 교감신경 수용체를 더 민감하게 만들어 같은 경로의 증상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이라면 혈당 쪽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식사를 거르는 일이 많거나, 단 음식을 먹은 뒤 시간이 지나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혈당 변동이 증상의 배경에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까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하루 중 가장 힘들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침에는 교감신경의 기저 긴장도가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 긴장도가 낮으면 노르에피네프린 유리가 줄어들고, 그 결과 몸을 일으킬 때 말초 혈관 저항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면서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어지러워집니다. 전신의 무거움과 아침 피로감도 같은 이유로 생깁니다. 몸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일어서라는 신호에 혈관이 제때 반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얼굴은 화끈거리는데 손발은 시린 이유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리가 지끈거리며 땀이 나는 증상은 혈관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 기능이 불안정해졌을 때 나타납니다. 머릿속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생기는 두통도, 체온과 무관하게 땀이 나는 것도, 가슴에서 머리로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도 모두 이 범위에 들어갑니다. 특히 치밀어 오르는 느낌은 교감신경 긴장이 증가하면 심박출량이 급증하고, 그 압력 파동이 대동맥과 경동맥을 따라 머리 쪽으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에게서 손발이 시리도록 차갑다는 호소도 함께 나옵니다. 말초 혈관이 충분히 수축하지 못하면 체온을 보존하기 어렵고, 기초대사율이 낮아지면 열생산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얼굴과 차가운 손발은 서로 모순돼 보이지만, 자율신경계가 혈관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지 못하는 동안에는 한 몸에서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것은 왜일까요

밥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헛구역질이 나는 것도 자율신경 조절 이상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미주신경의 출력 신호가 줄어들면 위산 분비와 위 배출이 함께 저하됩니다. 위가 비워지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소화가 더디며, 복부 팽만감이 생깁니다. 여기에 위장에서 올라오는 자극이 늘어나거나 구토 중추가 활성화되면 메스꺼움과 헛구역질이 따라옵니다. 위장관도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위장 증상만 떼어 놓고 보기보다는 몸 전체의 조절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증상이 몸 여기저기에서 번갈아 나타나고 단일 병명이 잘 붙지 않는다면, 각각의 장기가 따로 아픈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계라는 전체 조절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교감신경 과활성과 부교감신경 반동이 교대하면서 심박변이도가 줄어들고, 근긴장도와 위장관 수축이 불규칙하게 변동합니다. 그 과정에서 불안, 어지럼, 소화불량, 냉감, 두통 등이 서로 다른 조합으로 나타납니다.

진료에서는 이런 증상들을 각각의 독립된 질병으로 보지 않고, 기질적 원인이 없는지 검사로 먼저 확인하면서 자율신경 조절의 전체 흐름을 살핍니다. 큰 병이 아니라고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몸이 보내는 신호를 차분히 풀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유한의원에서는 이렇게 넓게 퍼진 증상들을 몸 전체의 조절 문제로 보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살피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자율신경실조증은 왜 한 가지 병명으로 설명되지 않나요?

자율신경계는 심장, 혈관, 위장관, 땀샘, 근육 등 몸 구석구석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감신경 과활성과 부교감신경 반동이 교대하면서 심박변이도가 감소하고 근긴장도와 위장관 수축이 불규칙하게 변동하기 때문에 증상이 여러 곳에서 번갈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서면 눈앞이 캄캄하고 어지러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침에는 교감신경의 기저 긴장도가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 긴장도가 낮으면 노르에피네프린 유리가 줄어들고, 일어설 때 말초 혈관 저항을 유지하기 어려워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어지럽고 전신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실조증이 의심되면 진료에서는 무엇을 보나요?

진료에서는 증상을 각각의 독립된 질병으로 보지 않고, 기질적 원인이 없는지 검사로 먼저 확인하면서 자율신경 조절의 전체 흐름을 살핍니다. 큰 병이 아니라고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몸이 보내는 신호를 차분히 풀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봅니다.

안내 · 위 내용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에 대한 진단과 치료방향에 대한 안내는 환자분을 자세히 진찰 후 상담시 안내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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