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안내

고지혈증

증상과 몸의 변화에 대해 더 읽어볼 수 있는 글입니다.

많이들 '콜레스테롤 수치'로 보는 고지혈증, 실은 혈관과 조직에 남는 체액이 쌓이는 상태입니다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십니다. 피검사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면, 요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었나 보다 하고 식습관부터 떠올립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수치가 높은 것과 함께, 정작 눈여겨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몸의 신호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 뻣뻣해요." "다리가 무겁고 잘 붓는 것 같아요." "손발이 자주 저려요."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도, 정작 그 증상을 혈액검사 수치와 연결 짓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수치가 높은데 왜 이렇게 몸이 무겁고 붓는 걸까,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숫자로 보이는 이상과, 몸으로 느껴지는 이상 사이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저는 고지혈증을 피검사 수치로만 보지 않습니다. 혈중 지질이 높은 상태로 이해합니다. 그 상태에서는 혈관과 조직이 손상되고, 혈전이 생기기 쉬워집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 상태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일 뿐입니다.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밤새 우리 몸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습니다. 혈액과 체액의 순환이 느려지면서, 체액이 조직에 머무르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손가락처럼 가느다란 부위는 조금만 고여도 뻣뻣함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손을 쥐고 펴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관절이 아파서라기보다, 뻣뻣함이 유독 아침에 두드러진다면 체액이 빠져나가지 못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낮에 활동을 시작하면 순환이 살아나면서 대개 조금씩 풀리지만,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은 저녁까지 다리가 무겁고 발목이 붓는 느낌이 이어집니다.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하고 저녁에 다리가 붓는 것은, 몸에 남은 체액이 어디에 머무르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위치가 달라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로는 보이지 않는, 몸에 남는 체액

고지혈증이라는 이름 때문에 피 속에 기름이 많이 떠다니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수치를 낮추는 것만 신경 쓰게 됩니다.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만 집중하느라, 몸이 보내는 신호는 놓치기 쉽습니다. 고지혈증을 단순히 혈액 속 기름이 많은 상태로만 보면, 왜 몸이 붓고 무거운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몸속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수치보다 넓습니다. 혈액 검사는 한순간의 상태를 보여주지만, 우리 몸은 하루 종일 그 상태 속에서 살아갑니다. 혈중 지질이 높은 상태에서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오는 동시에 몸은 무겁고 붓는 쪽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액 검사에서 총콜레스테롤과 고밀도 지질단백질을 주요 지표로 보는 이유도, 그 수치가 단순한 기름기가 아니라 몸의 대사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남는 체액이 혈관을 누르면 생기는 일

조직에 체액이 고이면 그 부위의 압력이 올라갑니다. 그 압력은 혈관을 바깥에서 누르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말초까지 충분히 퍼져나가지 못하고, 조직에 산소가 부족해집니다. 손발이 차갑고 저리거나 다리가 찌뿌둥하고 무거운 느낌이 생기는 것은, 말초 혈류가 좁아진 것과 연결됩니다. 같은 이유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저린 느낌이 더해지기도 하고, 움직이고 나면 한결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혈류가 오래 느려지면 혈전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는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쌓이면서 몸의 대사 상태를 좌우합니다. 그래서 고지혈증을 단순히 혈액 검사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혈관과 조직 전체의 상태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런 분이라면 아침에 일어나 손가락을 굽혀 보세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손을 가볍게 쥐었다 폈다 해보셨을 때, 다섯 손가락이 뻣뻣하게 따라오지 않는다면 몸에 남는 체액이 꽤 오래 쌓여 있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신발이 아침보다 꽉 끼는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확인해 볼 만합니다.

정리하자면

고지혈증을 콜레스테롤 수치로만 보면, 정작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기 쉽습니다. 혈관과 조직에 남는 체액이 쌓이면 몸은 무겁게 느껴지고, 부기가 생기고, 손발이 저리게 반응합니다. 수치와 함께 이런 신호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치가 정상에 가깝게 나와도 몸이 무겁고 붓는 분들이 있다면, 그 신호를 먼저 풀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료에서는 혈액검사 수치를 확인하면서도 몸이 붓고 무거운 정도, 순환이 불편한 부위를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살핍니다. 수치 하나만 놓고 판단하지 않고, 몸이 말하는 방향을 읽는 진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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