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며칠째 같은 꿈이 반복해서 떠오르거나, 조용한 방에 들어서기만 하면 귓속에서 "삐" 하는 소리가 떠나지 않아 온 신경이 거기에 쏠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하루이틀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도 몇 주씩 이어지면 그 소리 하나, 그 장면 하나에 신경이 붙잡혀 다른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런 분들은 흔히 스스로를 예민한 성격이라 여기거나 요즘 쌓인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며 넘어가려 하십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신경이 거기서 안 떨어질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 현상이 일어나는 방향을 짚어보면 성격이나 마음가짐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신경이 유독 한 감각에 붙잡혀 떨어지지 않는 데에는 몸 안에서 신호가 흐르는 방향과 관련된 배경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유독 그 소리, 그 장면만 떠나지 않을까요
원래 몸은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점차 그 자극에 무뎌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처음 듣는 소리나 낯선 감각에는 신경이 곤두서다가도, 반복해서 노출되면 뇌가 이를 위험하지 않은 신호로 판단하고 신경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 이명처럼 외부에서 반복되는 감각 자극에서는 정상적인 흐름입니다. 그런데 반복되는 꿈은 외부에서 되풀이 들어오는 자극이 아니라 뇌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 내는 장면이라, 이런 둔감화 과정이 애초에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낮 동안 충분히 풀리지 못한 긴장이나 신경 활동이 잠든 뒤까지 이어지면서 같은 장면이 자꾸 되살아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명이든 반복되는 꿈이든 거쳐 가는 경로는 다르지만, 신경계가 하나의 감각에서 매끄럽게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은 공통적입니다. 이걸 단순히 예민한 탓으로만 설명하면 정작 짚어야 할 원인을 놓치게 됩니다.
원인을 성격 탓으로 돌리기 전에 짚어야 할 방향
이런 집착 반응은 몸 안의 분비 관련 신호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치받아 오르는 상태와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신호가 평소보다 위쪽으로 몰리면서 신경계가 특정 감각 하나를 계속 붙잡고 놓지 못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명이나 반복되는 꿈이 모두 이 원인 하나로만 설명되지는 않으므로, 먼저 귀나 신경 쪽에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우선입니다.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증상이 이어진다면, 그때는 신호가 위로 치받는 방향 쪽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분이라면 이 방향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분비 신호가 위로 치받는 흐름이라면 이런 단서가 함께 나타납니다
소리나 장면 하나에 신경이 쏠리는 것 외에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림이 함께 오는 경우, 누우면 그 느낌이 오히려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뚜렷한 계기 없이도 하루 중 특정 시간이 되면 증상이 저절로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적지 않게 진료실을 찾으십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질까 걱정되실 텐데요
이 부분은 아직 자료로 충분히 설명되어 있지 않아 더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신호가 위로 치받는 상태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신경이 그 감각에서 스스로 떨어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 소리나 장면을 애써 무시하려 할수록 오히려 더 붙잡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셨을 수 있습니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알아두시는 것이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반복되는 꿈이나 떠나지 않는 이명처럼 특정 감각에 신경이 붙잡혀 떨어지지 않는 증상은 성격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아서라기보다, 분비 관련 신호가 위쪽으로 치받는 흐름과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질적인 문제를 먼저 확인한 뒤에도 증상이 남아 있다면 이 방향에서 원인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료에서는 이런 분들을 만나면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더 심해지고 언제 조금 누그러지는지, 함께 나타나는 다른 불편감은 없는지를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살핍니다. 오래 신경 써오신 문제인 만큼 차근차근 풀어가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