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많은 분들이 모르고 지나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공황장애를 겪는 분들 중에는 깊게 숨을 쉬어도 시원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며, 어떤 날은 발작적으로 숨이 막히는 경험을 합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얕아지고, 더 크게 들이마셔 보려고 해도 폐 깊은 곳까지 들어차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답답한 마음은 불안으로 번져갑니다. 언제 또 숨이 막힐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외출이나 약속을 앞두고 초조해지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오늘은 이 숨 막힘이 단순히 불안의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폐는 스스로 펴지지 않습니다
숨을 들이쉴 때 폐는 스스로 팽창하지 않습니다. 가슴이 넓어지면서 그 공간을 따라 폐가 함께 펴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가슴 부위에 체액이 고여 있으면 폐가 펴질 공간이 좁아집니다. 아무리 크게 들이마시려 해도 폐가 충분히 펴지지 않으니, 숨이 시원하게 들어차지 않고 답답함이 남습니다. 처음에는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끼지만, 그 바탕에는 폐가 실제로 펴지기 어려운 상태가 있는 것입니다.
왜 하필 발작적으로 막힐까요
평소에는 견딜 만하다가도 어떤 순간 숨이 확 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교감신경이 항진됩니다. 교감신경이 올라가면 몸이 더 많은 호흡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폐는 이미 펴지기 어려운 상태에 있습니다. 늘어난 호흡 요구량을 감당하기 위해 목과 가슴의 호흡을 돕는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이것이 발작적인 숨 막힘으로 이어집니다. 폐가 펴지기 어려운 상태라는 바탕이 있고, 그 위에 긴장이라는 방아쇠가 걸리면 발작이 터지는 구조입니다.
목과 어깨가 항상 뻐근한 이유
폐가 잘 펴지지 않으면 몸은 다른 근육을 동원해 숨을 쉬려고 합니다. 특히 목빗근, 사각근, 작은가슴근 같은 호흡을 돕는 근육들이 만성적으로 과하게 활성화됩니다. 이 근육들은 충분히 쉬지 못한 채 계속 긴장해 있기 때문에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담이 결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호흡이 빨라질수록 목 근육을 더 많이 쓰게 되고, 어깨 통증과 두통까지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황장애를 겪는 분들 중 상당수가 목과 어깨의 만성 통증을 함께 호소합니다.
가슴의 체액이 맥박까지 흔들 수 있습니다
숨 막힘에 심장 두근거림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안이나 긴장으로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지면 미주신경 반사가 겹쳐지면서 심장 박동 조절점의 자동 능력이 변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맥박이 불규칙하거나 평소보다 느리게 뛰는 날이 생깁니다.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면 그 자체로 불안이 커지고, 불안이 다시 몸의 긴장을 높이는 되먹임이 생깁니다. 가슴이 두근거릴 때 단순히 불안해서 그런 것이라고 넘기기에는, 몸의 신호가 꽤 구체적으로 얽혀 있는 셈입니다.
공복에 증상이 심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공복이나 식전에 두근거림과 불안이 더 심해집니다. 이 경우 혈당 변동 폭이 큰 상태가 바탕에 깔려 있을 수 있습니다. 혈당이 크게 오르내리면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지고, 말초 혈류 분배도 흔들리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 두근거림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같은 공황장애라도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과 조건이 다르다는 점은, 원인을 나누어 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됩니다.
정리하자면
공황장애에서 나타나는 발작적 숨 막힘은 불안한 마음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가슴에 고인 체액이 폐 확장을 막고, 그로 인해 호흡을 돕는 근육이 과도하게 일하며, 그 몸의 반응이 다시 뇌를 자극해 불안과 긴장을 키우는 고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원인을 알면 접근 방향이 달라집니다. 저는 소유한의원 진료에서 이 고리를 하나씩 풀기 위해, 호흡 패턴과 체액 상태, 자율신경 반응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살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