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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증상과 몸의 변화에 대해 더 읽어볼 수 있는 글입니다.

상체 열감과 하체 냉증, 서로 반대처럼 보여도 하나의 체온 조절 문제입니다.

상체 열감과 하체 냉증, 서로 반대처럼 보여도 하나의 체온 조절 문제입니다.

Photo: Hanna Pad / Pexels

밤마다 이불 속에서 가슴은 뜨겁고 발은 시린 분들이 있습니다. 낮에는 다리가 차가워서 양말을 두 겹 신다가, 밤에는 얼굴과 가슴에서 오르는 열 때문에 이불을 걷어찹니다. 잠들기 전부터 오늘 밤도 어렵겠다는 생각에 긴장하게 됩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얼핏 보면 상체의 열감은 열이 많은 것이고, 하체의 냉증은 순환이 안 되는 것처럼 서로 다른 두 가지 문제처럼 보입니다. 밤에 열이 오르는 것을 두고 몸에 열이 많은 것이라고만 보면, 하체 냉증은 혈액 순환 문제로 따로 떼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두 증상은 따로 나타나는 경우보다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중심 체온이 수면 시작 조건에 맞게 내려가지 못하는 체온 조절 불안정에서 비롯됩니다.

잠들기 전에 몸은 중심 체온을 내립니다

사람은 잠들기 전에 체온을 조금씩 내립니다. 낮 동안 활동하며 만들어진 열을 손발 같은 말초 부위로 흘려보내고, 몸의 중심부 온도를 떨어뜨려 잠들 준비를 합니다. 이 과정이 매끄러우면 잠이 오지만, 체온 조절이 불안정하면 중심 온도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습니다. 몸은 아직 낮이라고 생각하고 각성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잠들기 어렵고, 누우면 오히려 머리가 맑아집니다. 잠들기 전 체온이 내려가는 과정은 수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낮 동안 쌓인 열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잠들기 좋은 몸 상태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상체의 열과 하체의 냉증은 한 몸입니다

중심부에 머문 열은 주로 위쪽으로 몰립니다. 그래서 가슴, 얼굴, 머리가 뜨거워집니다. 동시에 발과 다리로 가는 혈류가 위축되면 하체는 차가워집니다. 상체의 열감과 하체의 냉증이 함께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중심부의 열이 말초로 퍼져나가지 못하고 위쪽에 머물면서, 몸은 위는 덥고 아래는 차가운 상태가 됩니다. 두 증상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지점에서 만들어진 한 쌍입니다. 특히 상체 열감이 두드러질수록 하체 냉증도 함께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두 증상을 따로 나누어 보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밤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체온입니다

체온은 자율신경과 함께 움직입니다. 교감신경이 활발하면 말초 혈관이 수축하고 중심부 온도가 유지됩니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으로 전환되면 말초 혈관이 열리면서 열이 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잠들기 전에 교감신경이 계속 높아 있으면 이 전환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중심부 온도가 떨어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불안정하게 변하면서 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느낌이 생깁니다. 밤에 열이 났다가도 이내 발이 시리게 느껴지는 변화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불안정한 체온 변화는 몸이 깊이 이완되지 못하게 막습니다. 교감신경 항진이 오래 지속될수록 이런 예민한 변동은 더 자주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낮에도 손발이 차가우면 체온 조절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낮에도 손발이 차가우면서 얼굴이나 가슴에 열이 잘 오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밤에만 생긴 문제가 아니라 하루 종일 체온 조절이 불안정한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저녁에 중심 체온이 내려가야 하는데도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상체의 열감과 하체의 냉증이 함께 나타납니다. 낮 동안의 손발 온도와 머리 열감을 함께 기억해 두면, 체온 조절이 어느 방향으로 흔들리고 있는지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체온이 불안정하면 잠도 계속 얕아집니다

체온은 잠이 든 뒤에도 계속 영향을 줍니다. 중심 체온이 제때 내려가지 않으면 수면이 얕아지고, 밤중에 깨기 쉬워집니다. 밤중에 깨는 것 외에도 꿈을 많이 꾸고 아침에 그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일도 수면이 얕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새벽에는 체온이 하루 중 가장 낮아져야 하는데, 체온이 안정되지 않으면 새벽에 잠에서 깬 뒤 다시 잠들기 어렵습니다. 잠을 못 자면 교감신경이 다시 올라가고, 체온 조절은 더 불안정해집니다. 낮에 쌓인 피로가 밤에 풀리지 않고 다시 다음 날 피로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상체 열감과 하체 냉증도 함께 이어지는 악순환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겉으로는 서로 반대로 보이는 두 증상은 사실 하나의 체온 조절 문제로 이어져 있습니다. 중심 체온이 수면 시작 조건에 맞게 내려가지 못하고, 말초 혈류가 위축되면서 두 증상이 동시에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는 자율신경과 체온 조절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스스로 체온의 오르내림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체온은 하루에도 여러 번 변하고, 활동량에 따라서도 바뀝니다. 그래서 단편적인 증상만으로 원인을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소유한의원에서는 불면을 겪는 분들의 하루 주기와 증상 변화를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살피며, 체온 조절 문제가 어느 지점에서 시작됐는지 차근차근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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